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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도시] 4기 배출권거래제, 비정상의 정상화 이뤄질까

기후공생, 연계의 시작

4기 배출권거래제, 비정상의 정상화 이뤄질까

선도적으로 제도 도입, 시장 원리 작동 미흡

저가 거래, 유상할당 상향 등 해결 과제 산적

좀처럼 수그러들 줄 모르는 폭염에 기후위기 대응의 시급성에 대한 사람들의 공감대도 커진다. 하지만 실제 실천에 들어갈 때면 어떨까. 우리나라 온실가스 감축을 견인하는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가 이번에는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시장원리가 작동하지 못하도록 해온 그동안의 관행을 깨뜨리지 못한다면 세금 낭비는 물론 기술 개발 속도도 더뎌진다.

하지만 이미 높아진 온실가스 농도를 저감하는 일이 쉽지 않은 것처럼 그동안 축적되어 온 갈등 해결도 도전적인 과제다. 이를 위해 기술 개발을 강조하지만 이 또한 각기 다른 시각으로 또 다른 갈등을 낳는 게 현실이다. 결국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은 ‘관계의 연결’이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역대 최장 열대야 등 낮과 밤을 가리지 않는 무더위가 뉴노멀(시대변화에 다른 새 표준)이다. 덩달아 지구온난화에 대한 관심도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대기 중 온실가스 감축이 급선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위해 유럽연합(EU)에 이어 다른 국가들보다 먼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2015년 다른 선진국들을 제치고 선도적으로 제도를 도입했지만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16일 유승직 숙명여자대학교 기후환경융합학과 교수는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는 경제 주체들이 실질적으로 탄소 비용에 대해 인지를 하고 감축 노력을 하도록 경제적으로 유인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하지만 지나치게 배출권 가격이 낮게 형성되는 등 기업들의 이러한 노력을 이끌어낼 동력이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배출권거래제는 기본적으로 기업들이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도록 투자를 유도하는 제도다. 온실가스 추가 감축 비용이 배출권 가격보다 낮아야 직접 감축에 투자가 이뤄진다.

우리나라 배출권거래제는 국가 온실가스 배출의 약 73%를 관리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유럽연합 영국 독일 등은 20~40%대다.

게다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가 상향되면서 중요도는 더 커진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해야 한다.

때문에 제4차 배출권거래제(2026~2030년) 기본계획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제4차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 수립 법정기한은 올해 12월이다. 정부는 기업들의 시장 예측성을 강화하기 위해 법정기한보다 앞당겨 지난해 수립하겠다고 밝혔지만 무산됐다.

16일 환경부 관계자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 배출권거래제가 탄소감축을 독려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산업계는 기본이고 유관 부처들과 폭넓은 소통을 계속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총론과 각론은 현실에서 다르게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늘 팽팽한 줄다리기를 해온 유상할당 비중은 이번에도 뜨거운 감자다. 우리나라는 배출권거래제 도입 초기 제도 안착을 위해서 배출권 전량을 무상으로 기업들에게 줬다. 이후 단계별로 기업에 할당된 배출권을 정부가 경매 방식을 통해 판매하는 유상할당 비율을 높이고 있지만 10%에 불과한 수준이다. 정부가 무료 배출권을 지나치게 많이 풀면 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기 힘들다.

일각에서는 시장 기능을 활용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겠다는 본디 취지를 구현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온실가스 목표관리제처럼 규제 정책으로 전환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배출권거래제 제도 관리 비용 등을 생각하면 국민 세금이 낭비될 수 있다는 비판이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도 이 문제에 대해 인식을 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사청문경과보고서에 따르면 김 장관은 “유상할당 문제와 함께 현행 배출권 가격이 너무 낮고 할당 시 취소 수준 등으로 시장 체제 하에서 배출권거래제도가 원활히 작동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배출권거래제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등 보다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