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인한 북극한파의 습격
매서운 추위에 폭설, 다음주도 '꽁꽁' 강한 바람으로 체감온도 더 떨어져

성탄절 전날인 24일 아침까지 충남권과 전라권 제주도를 중심으로 매우 많은 눈이 내릴 전망이다.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24일엔 아침 최저기온이 -20℃까지 떨어질 예정이다. 게다가 바람도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는 더욱 낮을 전망이다.

23일 기상청은 "중부지방(강원 동해안, 일부 충남 서해안 제외)과 경상권(경남권 남부 제외) 전북동부에 한파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25일까지 아침 기온은 중부지방 -15℃ 안팎, 남부지방 -10℃ 안팎으로 매우 낮겠다"며 "수도관이나 계량기 보일러 등 동파와 농축산물 양식장 냉해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예보했다.

추위에 얼어붙은 직탕폭포 | 영서 내륙과 산지를 중심으로 한파경보가 발효 중인 22일 강원 철원군 한탄강 직탕폭포가 추위에 얼어 있다. 기상청은 당분간 강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철원 = 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23일 낮 최고 기온은 -12~1℃ △24일 아침 최저 기온은 -20~-2℃, 낮 최고 기온은 -4~7℃ △25일 아침 최저 기온은 -15~-1℃, 낮 최고 기온은 -2~8℃가 될 전망이다.

이번 추위는 24일부터 강도가 약해지면서 기온이 차츰 오름세로 돌아서겠지만 다음주에도 평년보다 추운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24일 오전까지 내리는 많은 눈은 해기차(바닷물 온도와 대기하층 기온차)와 상층 기압골의 영향 등이 원인이다. 이른바 '호수 효과'다. 호수 효과는 따뜻한 해수면 위로 차가운 공기가 이동하면서 만들어진 구름대가 비나 눈을 뿌리는 현상을 말한다.

해기차가 클수록 구름이 더 잘 발달한다. 북쪽에서 내려오는 공기는 매우 차고 서해 바닷물 온도는 10℃ 내외로 상당히 따뜻하면서 해기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이다. 게다가 서해상 고도 1.5㎞ 지점 풍속이 20㎧(시속 72㎞)로 빠른데 이는 바다의 열과 수증기가 대기로 잘 공급되도록 한다.

이번 북풍은 '북북서풍'보다는 '서북서풍'에 가깝다. 때문에 서해상을 수직으로 지나가기보다 우리나라를 향해 기울어져 불 수 있다. 이는 눈구름대를 내륙 깊숙이 밀어넣으면서 찬 바람이 따뜻한 서해상을 지나는 구간을 길게 만들어 구름대를 더 발달시키는 원인이 된다.

기상청은 "2003년부터 2017년까지 해기차로 눈구름대가 발달해 서해안에 눈이 내린 사례 327건을 분석한 결과 눈구름대가 고도 3㎞까지 발달하면 눈이 6시간 이상 내렸을 때 10~20㎝는 충분히 쌓였다"고 설명했다.

강력한 한파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 등에도 나타나고 있다. 가을철에 이상 고온 현상을 보이던 유럽은 이달 들어 기온이 급하강하면서 폭설과 한파에 몸살을 앓고 있다. 영국 역시 최근 12년 만에 가장 강력한 한파가 불어닥쳤다. 미국에서 가장 따뜻한 남부 플로리다주의 경우 일부 지역 기온이 0℃ 가까이 떨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북반구 지역에 한파가 불어닥친 건 북극의 온난화 현상 때문이다. 북극해빙 면적이 감소한 지역에서 방출된 열과 수증기가 성층권까지 전달되면 북극 상공 20㎞ 성층권에 -40~50℃ 한기를 가둬두는 극 소용돌이가 약해져 한기가 하층으로 내려온다. 찬공기를 가두는 역할을 하던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북쪽의 찬공기가 남하하게 되는 것이다. 12월 초부터 제트기류는 강한 음의 진동을 보이고 있다. 제트기류가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을 북극진동이라 한다. 북극진동 지수가 양수(+)면 제트기류가 강하고 음수(-)면 약하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