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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뉴딜'? 큰나무 베고 작은나무 심어[산림부문 탄소중립]'

 '그린뉴딜'? 큰나무 베고 작은나무 심어  [산림부문 탄소중립]

산림청 "30살 넘으면 탄소흡수 능력 떨어져" … "큰나무일수록 탄소흡수 더 많이 해"

산림청은 1월 20일 산림의 탄소 흡수 저장 기능을 증진하기 위해 '2050 탄소중립 산림부문 추진전략(안)'을 마련하고 대국민 보고회를 가졌다.
'30년간 30억그루의 나무심기를 통한 2050년 탄소중립 3400만톤 기여'를 목표로 △산림의 탄소흡수력 강화 △신규 산림 탄소흡수원 확충 △목재와 산림바이오매스 이용 활성화 △산림 탄소흡수원 보전 복원 등 4대 정책 방향을 뒷받침하는 12대 핵심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산림의 탄소흡수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산림청은 30년생 이상이 72%를 차지하는 불균형한 산림의 영급(수목의 나이)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영급구조 개선으로 젊어진 숲은 연간 생장량이 증가해 보다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들과 산림 생태 전문가들은 "크고 오래된 숲일수록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더 많다"고 반발한다.

경기도 양평군 두물머리 인근 청계산 자락의 숲. 대부분 40~50년생 나무들로 이루어져 있다. 산림청 그린뉴딜 정책은 이런 나무들을 다 베어내고 젊은 나무들로 수종갱신을 해야 이산화탄소 흡수능력이 올라간다는 논리를 전제로 한 것이다. 100년의 숲을 만들어야 탄소흡수 능력이 더 커진다는 기존 연구자료는 인용하지 않았다.


30년생 이상이 72%를 차지하는 우리나라 산림의 영급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산림청 '그린뉴딜' 계획에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산림청의 탄소중립 빙자한 벌목정책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환경운동연합은 여의도 산림비전센터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산림청의 대규모 벌목정책을 비판한다"며 "1월에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산림부문 추진전략'을 전면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정명희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장은 "지금은 나무를 베어야 할 때가 아니라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는 노력을 실행해야 할 때"라며 "탄소중립이라는 목표를 위해 나무를 약탈하는 이런 방식의 정책은 마땅히 폐기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환경운동연합은 "산업 경제 소비활동의 대대적인 변화 없이 나무를 베어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산림청의 계획은 벌목으로 돈벌이하려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40년생 느티나무. 이런 교목(큰키나무)들은 자신이 서있는 토양면적의 10배에 이르는 표면적을 갖는다.

◆40년 생 나무는 숲 생태계에서 '젊은 나무' = 또 △'2050 탄소중립 산림부문 추진전략' 철회 △탄소중립 산림부문 추진전략 수정과정에 시민사회 참여 △벌기령(벌목대상 나무 나이) 조정 금지 △벌채 예정지 생태조사 계획 여부 △신규 조림 예정지 △조림 수종, 목재 판매 임업회사 정보 등 해당 계획 공개를 산림청에 요구했다.

40년생 이상의 나무가 탄소흡수 능력이 떨어진다는 산림청 주장에 대한 반론도 많다. 산림청은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4영급(40년) 이상 된 '늙은 나무'는 탄소흡수량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이런 나무는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베어야 한다고 것이다.

2018년에는 우리나라 산림이 46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했는데, 나무들의 나이가 점점 들어 2050년이 되면 흡수량이 1400만톤까지 떨어진다는 것이 산림청의 분석이다.

그러나 오래된 나무일수록 탄소흡수 능력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2008년 네이처(Nature)지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100년이 넘은 숲에서 바이오매스 축적량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축적량이 가장 가파르게 증가하는 시기는 300년이 넘어가는 숲이다.

홍석환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환경생태계획)는 "산림청의 논리는 숲 생태계 초기 20~50년 정도 데이터로 국한된다"며 "초기에 바이오매스 축적량이 증가하다가 잠시 평형을 이루는데, 이는 밀생하던 나무들이 경쟁에 의해 급격히 도태되는 시기와 일치한다"고 말한다.

산림청은 이런 평형 상태가 지속된다고 보고 '40년생 이상의 나무를 베어내고 30억그루를 새로 심어야 한다'는 논리의 틀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2018년 산림청 국립수목원에서 발표한 연구는 크고 오래된 나무일수록 높은 탄수흡수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연구진은 큰나무와 일반 크기 나무의 연평균 탄소흡수 능력 차이가 △1990년대 27.5kg △2000년대 29.4kg △2010년대 35.8kg로 최근 들어 더 크게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영급 개선은 경제림에 국한하겠다" = 이런 거센 비판이 쏟아지자 산림청은 4월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산림부문 탄소중립 전략을 숲의 다양한 가치를 고려해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림청은 "산림부문 탄소중립 추진전략(안) 발표 이후 최근 주요 환경단체와 생태전문가를 중심으로 산림청이 산림을 탄소흡수를 위한 수단으로만 바라볼 뿐, 생물다양성 증진 등 산림의 다양한 공익기능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며 여러 가지 비판과 우려에 대한 입장과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했다.

이미라 산림청 산림산업정책국장은 "산림청이 그동안 다양한 전문가 및 관련 기관과의 소통이 부족했음을 절감했다"며 "앞으로 9월까지 '산림부문 탄소중립 추진전략(안)'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 의견을 경청하고 실질적인 참여를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모든 산림의 30년생 이상 나무가 베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산림청은 "백두대간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국립공원 등 보전가치가 높은 산림은 생물다양성 보전을 최우선으로 보호하겠다"며 "나무를 수확하고 심는 정책은 전체 산림의 1/3에 해당하는 경제림에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큰 나무 한 그루를 수확한 자리에 어린나무 열 그루를 심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실제 계획한 물량의 나무를 심기 위해 수확하는 나무는 조림물량의 10% 미만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큰나무 베어낸 자리에 작은나무 심는다'는 전체 기조가 바뀌지는 않은 셈이다.

◆광합성 능력은 나뭇잎 숫자가 결정 = "큰나무 잘라내고 어린 나무 심어서 이산화탄소 흡수량 늘린다는 논리는 말도 안된다. 이산화탄소 흡수는 광합성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광합성을 얼마나 많이 하느냐는 나무 숫자가 아니라 나뭇잎의 숫자가 결정한다."

이은희 서울여대 명예교수(생태조경학)의 말이다. 이 교수는 "100년 된 서어나무 한그루의 나뭇잎 숫자는 작은 나무 수백그루와 맞먹는다"고 강조한다.

"이산화탄소 저장량도 나무 세포막의 총량이 결정하기 때문에 작은 나무와 큰 나무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독일은 절대 숲을 베어내지 않는다. 얄미울 정도로 자국 숲을 보호하고 필요한 목재는 거의 다 수입해서 쓴다. 100년 숲을 가꾸는 거다."


2021-05-11 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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