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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한국 수출기업 탄소세 1조8700억원"

"2030년 한국 수출기업 탄소세 1조8700억원"


철강·석유화학 타격, 제조업 전체 영향
"전력망저탄소화, 신기술개발 투자확대"

탄소국경세(탄소세)가 시행되면 2030년 미국, 유럽연합(EU) 등에 수출하기 위한 국내 산업계의 추가 비용부담이 1조8700억원에 달한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특히 국내 제조업 전체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은 철강과 석유화학 업종에 타격이 크므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철강과 석유화학은 자동차, 건설 산업 등에 중간재를 공급하는, 대표적인 소재산업이다. 게다가 한국은 국내총생산(GDP)대비 수출비중이 약 40%나 된다.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산업시스템 전반에 걸친 탈탄소 경제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미국, 유럽 등에서 논의 중인 탄소세는 탄소배출에 대한 규제가 약한 국가가 규제가 강한 국가로 상품, 서비스를 수출할 때 적용받는 무역관세의 일종이다. EU는 늦어도 2023년부터 탄소세 관련 법안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2018년 12월 그린 딜을 통해 이미 관련 법안의 근거를 마련했고, 지난해 7월 22일부터 10월 28일까지 역내·외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수렴을 마친 상황이다. EU는 탄소세의 적용대상 분야, 관세 책정 방법, 제품 레벨의 탄소배출량평가 기준, EU의 배출권거래제(ETS)와 연계방안 등을 논의해 2021년 7월 이전 세부 시행 계획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2030년 EU수출시 7100억원 추가 관세 = EY한영회계법인과 그린피스는 '기후변화 규제가 한국수출에 미치는 영향분석: 주요 3개국(미·중·EU)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13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탄소세 시행시 EU 수출 주요 업종에 2023년 2억5250만달러(약 2900억원·환율 1달러(USD)=1150원 기준)가 부과될 수 있다.

게다가 2030년에는 6억1880달러(약 7100억원)로 규모가 커질 전망이다. 이는 EU 주요 수출업종 전체 수출액(2019년 기준)의 약 2.38%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탄소배출량이 많은 철강 업종의 경우 수출액의 약 12.3%를 관세로 내야 할 수 있다.

2023년 업종별 탄소세 추정치는 △철강 약 1억4190만달러 △석유화학 약 9380만달러 △전지 약 720만달러 △자동차 약 520만달러 등이다. 가장 타격이 큰 철강 업종의 경우 2019년 기준 EU수출액이 약 3조3000억원인데, 탄소세로 수출액의 5%를 추가로 지출할 수 있다.

2030년이 되면 이 같은 경향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 2030년 주요 업종별 탄소세 추정치는 △철강 약 3억4770만달러 △석유화학 약 2억2980만달러 △전지 약 1780만달러 △자동차 약 1270만달러 등이다.

이번 분석에 따르면 EU의 경우 2023년과 2030년 총 수출액에서 주요 업종의 탄소세가 차지할 비중이 각각 0.97%, 2.38%로 주요 3대 수출국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철강과 석유화학 부문에 과세될 탄소세 비중이 컸다.

◆석유화학, 미국 수출액의 5.1% 추가 지불 = 미국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아직 미국의 경우 구체적인 부과 방법이 언급되지 않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선 공약시 "우리는 더 이상 무역정책과 기후목표를 분리할 수 없다"며 주요 해결방안으로 탄소세 정책 도입을 공언한 바 있다.

대미무역 주요 업종은 자동차 석유 컴퓨터 통신 가전 전지 등이다. 주요 수출 업종에 대한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EU와 업종별 수출과 관련된 탄소배출량을 산출한 뒤 2030년 탄소세 75달러 부과시 대미무역에 미칠 파급력을 분석했다. 2023년 대미 수출 주요 업종에 부과될 탄소세 추정치는 △석유화학 약 7340만달러 △자동차 약 1320만달러 △전지 약 300만달러 △가전 약 220만달러 등이다. 또한 2030년에는 △석유화학 약 2억3430만달러 △자동차 약 4220만달러 등이 과세될 것으로 전망됐다. 대미 수출시 2030년에는 총 2억9590만달러, 한화로는 약 3400억원 탄소세 부담이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수치는 2019년 미국 주요 수출업종 전체 수출액의 0.67%에 달한다. 특히 배출량이 가장 많은 석유화학의 경우 수출액의 5.1%를 추가 지불해야 한다.

◆대중 무역시 8200억원 추가 부담 우려 = 대중 무역 주요 수출업종에는 반도체 석유 화학 정밀기기 컴퓨터 통신 등이 꼽혔다. 중국 각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ETS 대상 배출량과 탄소가격을 가중 평균하여 2019년 기준 중국의 탄소가격을 4.2달러/tCO₂(탄소환산톤)로 추정했다.

이러한 수치들을 토대로 했을 때 대중 무역 주요 수출업종에 2023년 약 1억8550만달러(2100억원)의 탄소세가 부과된다는 분석이다. 이는 2019년 기준 대중국 주요 업종 무역량 총액 76조원의 0.28%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가장 많은 탄소세를 내야할 업종은 석유화학, 반도체 순으로 나타났다. △석유화학 약 1억3070만달러 △반도체 약 5260만달러 △정밀기기 약 220만달러 등이다.

2030년에는 총 7억1360만달러(약 8200억원)의 탄소세를 낼 가능성이 있다. 이는 중국 주요 수출업종 전체 수출액의 1.08%에 달한다. 특히 배출량이 가장 많은 업종인 석유화학의 경우 총 수출액의 2.38%를 추가 지출해야 한다.

그린피스는 국내 산업이 급변하는 무역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발전의 확대를 통한 전력망 저탄소화 △그린수소와 풍력발전 등 신기술에 대한 투자 확대 △업종별 특성에 맞는 정보 공시 이니셔티브를 활용한 기후변화 대응 역량 내재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U가 탄소세 산정시 전력망 탄소배출 수준이 반영돼야 한다는 제언을 한만큼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를 통한 전력망 저탄소화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차전지 태양전지 스마트그리드 등은 경쟁력 있는 기술 수준에 근접하였으나 풍력발전, 기후변화감시 및 예측 기술 등은 상대적으로 개선이 필요하므로 저탄소 설비 투자 확대 및 저탄소 신기술 개발을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지석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전문위원은 "10년 전 화두가 되었지만 흐지부지 된 과거와 달리 현 시점에서 탄소세는 추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꽤 놀라운 사실은 애플 등 일부 기업들은 이미 변화하는 시장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 미쯔비시 중공업은 지난달 말 유럽 오스트리아에 수소환원 공정을 적용한 제철소 (온실가스 배출량 기존 공정대비 10% 내외 (90% 감축))를 올해부터 시험 가동한다고 발표 (연생산량은 25만톤) 했고, 몇몇 유럽 업체들도 비슷한 계획을 추진 중"이라며 "화석연료 역할이 공고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던 국제에너지기구조차도 11일 올해 5월까지 넷제로 로드맵을 발표할 계획을 밝힌 만큼, 기후와 경제를 모두 지키기 위해서 큰 스케일의 빠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떻게 분석했나? = 우선, 탄소국경세를 중심으로 한 기후변화 규제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주요 3개 수출국을 선정했다.

주요 수출국의 선별기준은 △탄소국경세 도입 가능 여부 △양국 간 수출규모 △비관세 장벽 △국가 환경성과 평가결과 △수출시장 잠재력 및 국가성장잠재력 등이다. 이를 토대로 해외 수출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3개국(미국 중국 EU)을 선정했다.

업종별 수출 관련 탄소세 분석은 △핵심 업종별 미국, EU 및 중국에 대한 수출규모(USD/년)의 부가가치 △해당 업종의 '업종별 부가가치액의 탄소집약도(tCO₂/USD)' 등을 기초로 국내 업종별 현시점의 연간 수출액에 내재된 탄소배출량(tCO₂/년) 추정치에 각 국가별 탄소가격 현황 및 전망치(USD/tCO₂)를 곱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탄소집약도란 소비한 에너지에서 발생된 이산화탄소(CO₂)량을 에너지 총 에너지소비량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탄소집약도가 클수록 상대적으로 탄소함유량이 높은 에너지 사용 비율이 높다.

업종별 탄소집약도는 ETS를 운영하고 있는 EU 및 한국의 업종별 탄소집약도 수치를 활용했다. 주요 연도별 탄소국경세 가격 예측은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의 제안대로 2030년 톤당 75달러 부과 시나리오를 적용했다.

단, 중국은 2060년 탄소 순배출 제로를 선언했고, IMF가 파리협정 목표 달성을 위한 중국의 최소 탄소세로 톤당 35달러를 제안한 점을 고려하여 2030년 톤당 35달러 부과 시나리오를 반영했다.


2021-01-25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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