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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조여오는 기후재앙…‘돌아올 수 없는 지점’까지 17년 남았다

인류 조여오는 기후재앙…‘돌아올 수 없는 지점’까지 17년 남았다

▲  기후 위기 사태가 ‘돌아올 수 없는 지점’(Point of no return)에 이르기까지 앞으로 17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세계경제포럼(WEF)의 경고가 최근 나와 국가·국제적인 협력과 대응이 시급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벤투라 카운티에서 발생한 산불 모습. AP


기후와 포스트 코로나아마존·호주 초대형 산불 등 재해로 2000만명 터전 잃어

5경 규모 산업이 날씨에 의존기후 위기가 곧 ‘경제 위기’

위기 심각하단건 91%가 인식‘내 삶 파괴 예상’은 69%불과
“코로나가 위기 수준이라면 기후변화는 인류 멸절 시켜”


기후 위기가 인류 문명과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평균기온이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14.9도를 기록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CO2) 및 온실가스 농도는 역대 최고치에 달했다. 자연재해도 잦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와 브라질 아마존 밀림, 호주 등에서 초대형 산불 등 자연재해가 잇따랐으며, 이밖의 자연재해로 약 2000만 명이 삶의 터전을 잃은 것으로 추정됐다(유엔 발표). 올해에도 당장 지난 4일 일본 규슈(九州) 구마모토(熊本)현에 하루 총 강수량이 500㎜에 달하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60만 명이 피난갔으며, 5월에는 미국 미시간주에 500년 만의 폭우가 내려 미들랜드 카운티 4만2000여 주민의 거주지가 150㎝ 높이의 물에 잠겼다. 폭염·화재·홍수 등 ‘자연 재앙’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은 이대로라면 인류가 ‘기후변화로 인해 돌아올 수 없는 지점을 건너기까지 17년밖에 남지 않았다’(Climate change will reach the ‘Point of no return’ in 17 years)고 경고했다.

◇기후위기가 곧 경제위기 = 경제적 수치로 환원한 기후위기 여파는 더욱 크고, 치명적이다. WEF는 올해 1월 회계·컨설팅 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와 공동작성한 보고서에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이 기후위기에 노출돼 있다고 경고했다. 규모는 약 5경952조 원(44조 달러)에 달한다. WEF의 보고서는 “세계 GDP의 경제적 가치 창출활동이 자연에 크고 작게 의존하고 있으며 따라서 자연재해로 인한 손실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기후위기에 가장 취약한 산업군으로 건설, 농업, 식음료를 꼽았다. 건설은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 규모가 4조 달러, 농업은 2조5000억 달러에 이르고 식음료도 1조4000억 달러 규모로 파악됐다. 이들 3개 산업의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이 기후위기로 불안한 상태가 됐다는 것이다. 그 규모는 약 8조 달러로 독일 GDP의 2배에 이른다.

먼 나라 이야기만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의 기후변화도 이미 시작됐다. 국립기상과학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최근 30년(1988∼2017) 동안 기온은 20세기 초(1912∼1941)보다 1.4도 상승했고, 강수량은 124㎜ 증가하는 등 기후변화가 점차 일상화되고 있다. 기후변화는 극한의 국지적 가뭄, 집중호우 등 홍수패턴 변화부터 수질악화 및 생태계 변화의 위험을 가중시키며, 최근 들어 극한기후 현상은 더 강해지고 빈번히 발생하며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2011년 발생한 우면산 산사태에서 전기통신망의 붕괴 등을 겪은 바 있다.

◇인류로부터 촉발… 낮은 위기 인식 = 이 같은 기후변화 위기는 결국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 활동에서부터 비롯됐다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산업혁명에서부터 이어진 인류의 활동이 생태계의 파괴를 낳았다는 것이다. 이에 네덜란드의 기후 화학자 파울 크뤼천은 현재의 지질학적 시기를 인류세(人類世)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도미니크 보그레이 WEF 이사는 지난 1월 포럼에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재설정해야 한다”며 “경제적 활동에 따른 자연훼손은 더 이상 ‘외부효과’로 간주될 수 없다”고 말했다. 보그레이 이사는 자연훼손 노출은 이제 “모든 기업에 실질적인 것으로, 우리 전체의 미래경제안보에 긴급하고 비선형적인 위험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기후변화 위기가 심각하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한편으로 기후변화가 당장 ‘나의 구체적 일상’을 바꿀 것이라고 위기감을 느끼는 이들 또한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2019년 실시한 국민환경의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1.4%는 ‘현 시점에서 기후변화가 심각하다’고 답했지만 ‘본인 입장에서 기후변화가 심각한가’라는 질문에는 그 수치가 69.6%로 뚝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인식의 전환 필요성을 역설한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지난달 25∼26일 진행된 기후변화학회 상반기 학술대회에서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마치 세상을 다 죽일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더 큰 문제는 기후변화 위기”라며 “코로나바이러스가 인류에 위기 수준이라면, 기후변화 위기는 나를 포함한 인류를 멸절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장을 지낸 김호 교수 역시 “기후변화 위기는 현 인류가 마주한 가장 큰 도전”이라며 “우리가 이제까지 인간의 기대수명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해왔다면 이제는 ‘지구의 건강’(Planetary Health)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일 때”라고 말했다.


2020-07-18 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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