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살인자’ 강원, 미세먼지 급증
겨울철 미세먼지의 공습이 거세다. 폭설과 한파, 포근한 날이 반복되는 예년과 달리 날씨가 불규칙해지면서 다른 계절에 비해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겨울철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 수치가 높아지고 있어 시민들의 건강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침묵의 살인자' 미세먼지는 여러 유해한 복합성분을 가진 대기 중의 부유물질로 공장가스나 자동차 배기가스 등의 먼지와 중국에서 날아오는 10㎍(마이크론) 이하의 미세 먼지를 지칭한다.
지난 26∼27일 강원 춘천지역의 낮 최고기온은 4~7도를 기록하며 예년과 비슷한 포근한 날씨를 보였지만 덩달아 미세먼지 농도도 치솟았다.
춘천기상대에 따르면 26일 오전 2시 기준 강원 춘천시의 미세먼지 농도는 188㎍/㎥(마이크로그램), 27일 오후 5시 기준 1011㎍/㎥이 측정됐다.
특히 안정된 고기압권에서 뭉쳐 있던 오염 물질들이 서해상에 머물러 있다가 중국 산둥반도로부터 서풍을 타고 한반도 상공으로 날아오면서 이날 얕은 황사까지 동반됐다.
실제 최근 한 달 동안 강원지역에만 5~6일가량 대기 중 미세먼지가 날리면서 ‘나쁨’ 이상을 기록했다.
원주시 단계동의 경우 지난 27일 미세먼지 농도가 208㎍/㎥ 을 기록, ‘매우 나쁨’의 수준의 농도를 보였다.
이는 기상청이 권고한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실외활동을 제한해야 하는 수준이다.
문제는 이러한 미세먼지가 코로 들어오면 입자 크기가 매우 작아 몸속 깊이 침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코털과 기관지 섬모에 의해 단계적으로 걸러지는 일반적인 먼지와는 차원이 다르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늘고 작은 먼지 입자가 사람의 폐포까지 깊숙하게 침투해 각종 호흡기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며 우리 몸의 면역 기능을 떨어뜨릴 수도 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어린이와 임산부, 노약자, 호흡·심장기질환자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한방소아과 이명순 전문의는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낮은 어린 아이들 같은 경우 실외활동을 자제해야 하고 항상 안약이나 피부 연고 등 상비약을 가지고 다니거나 비치해야 한다"며 "천식이나 아토피질환이 있는 아이들의 경우 반드시 위생에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미세먼지를 예방하기 위해 외출을 자제하고 미세먼지 분포가 많은 도로변에서 운동을 가급적 삼가고 외출할 경우 꼭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며 "외출 후 손과 얼굴을 깨끗이 씻고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인 날씨에는 가급적 환기를 안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